24.04.03. "좋게 봐도 무능"…'괴문서'만도 못한 현실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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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봐도 무능" '괴문서'만도 못한 현실이 슬프다

 

지난 31일 MBC <스트레이트> 보도를 통해 이른바 KBS ‘대외비 문건’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박민 사장이 취임하면서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특정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회사는 이에 “본적도 없는 괴문서”라며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언론노조 KBS본부와 사측이 모두 법적 대응을 예고한 만큼 문건의 출처와 진실이 가려지고, 이에 따라 책임질 사람은 응당한 처분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더 슬픈 대목은 사장 취임 후 현실이 저 ‘괴문서’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소외된 자 중에서 축적된 역량과 능력이 있는 자를 기용해야 한다는 ‘우파 중심 인사’ 철학은 ‘우리편 챙기기’의 명분으로 쓰였을 뿐입니다. 역량과 능력은 온데간데 없고, 욕심과 끊임없는 실수만 이어졌습니다. 

 

능력있는 부장급 이하 직원들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등용을 검토하자는 제안은 현장에서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파 간부’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돈을 받아 회사를 떠나기도 했습니다.

 

‘임명 동의 대상 5명은 사장 의지대로 임명하되,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 강행하거나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한다는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의를 얻을 자신이 없자 시도조차 하지 않고, 절차상의 문제만 부각해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수신료 문제는 점입가경입니다. 아파트 통합고지 노력으로 징수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모색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수신료 전략은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습니다. 분리징수 시행이 두차례나 설명 없이 연기되고, 전력노조가 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여도 회사는 묵묵부답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KBS 구성원은 우리의 현실이 ‘조작된 위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월급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공포로 구성원을 길들이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괴문서’든 ‘지령’이든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사장과 다른 경영진은 각성하기 바랍니다. 지금이라도 수신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구성원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앞으로의 전략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힐 것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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