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02. 부끄러움은 왜 또 우리 몫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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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은 왜 또 우리 몫이냐

 

 

오늘 회사는 2023년 해임 처분을 받은 이영풍 씨에 대해 징계를 ‘정직 6개월’로 감경했습니다. 공영방송 체계를 부정하고 회사를 심각하게 해한 이 씨에게 제 발로 걸어 나갈 기회를 열어준 겁니다.

 

이 씨는 수신료 분리고지를 주장하면서 회사를 공격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회사의 동의 없이 유튜브 등 외부 채널에 나와 극우세력을 회사로 불러들였고, ‘여론이 통합 징수를 반대한다’는 정치 공작의 근거가 됐습니다. 그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며 KBS 구성원들은 전에 없던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이 씨는 KBS의 직장 질서를 문란하게 했을 뿐 아니라 특정 진영의 이익에 복무하며 공영방송의 명예를 실추시켰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박민 전 사장이 중앙노동위원회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건 이 씨가 진영을 떠나 상식을 벗어나 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해임 징계를 받은 이 씨는 이후 총선에 부산의 한 지역구 예비후보로 출마하고, 경선에서 탈락하자 극우 진영의 유튜버로 활동했습니다.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은 데 대한 반성이나 동료에 대한 미안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지방노동위원회는 물론 중노위에서도 회사의 징계는 정당하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이 씨가 제기한 행정소송 1심이 진행되는 도중 백기를 들었습니다.

 

회사는 이번 조치에 앞서 징계 감경이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법률 자문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자문 결과와 무관하게 이번 조치는 사실상 해사 행위에 대한 회사의 관용이 어디까지인지 확인시켜 준 꼴이 됐습니다.

 

분리고지 이후 구성원들은 수신료국으로의 강제 발령, 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비난, 회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마음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명예가 실추된 것에 대한 자괴감이 컸습니다.

 

오늘 회사의 조치는 이 상처에 염산을 들이붓는 만행입니다. 한순간이라도 동료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이가 명예를 회복하는 순간, 직원들의 명예는 땅바닥에 떨어졌습니다.

 

박장범 사장은 최근 국회의 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안 재의를 앞두고 수신료 통합징수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오늘 이영풍에 대한 징계 감경은 이에 대한 자기 부정입니다.

 

박 사장에게 묻습니다. 부끄러움은 왜 우리의 몫이 되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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